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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느림보 아줌마, 아이랑 캠핑을 시작한 이유(캠핑입문기)

등산보다 덜 힘들고 아이와 함께 자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런 고민의 시작은 아이랑 왕복 11시간 가까운 시간에 걸쳐 대청봉 최단코스를 다녀온 후였다.

지난 6월 오후 7시 40분쯤, 대청봉최단코스 완주 후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입구 앞


해는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내 다리도 후들거리는데, 아이의 다리는 괜찮을지 걱정되고... 평지에서 안아주다가 내리막길에서는 같이 걷기를 끝없이 반복.
아이 앞에서는 느긋한 척 노력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초조했는지 모른다.
(아이는 엄마 속도 모른 채 다람쥐 홀릭)

지금은 아이와 나에게 굉장한 추억이 되었지만, 혹시 조난되는 건 아닌지.
아이랑 대청봉은 절대 안 된다는 남편의 말을 들을 걸 그랬나 싶고. 랜턴과 보조배터리를 챙기지 않았던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여동생이 여름 바다에서 펼쳤던 원터치 텐트로 캠핑이나 해보자며 제안한 것이 발단이었다.


우리의 첫 캠핑은 많은 사람이 피한다는 한여름에 시작되었다.


가볍게 있는 장비로 일단 한번 해보고, 캠핑이 좋아지면 추가 장비를 사서 본격적으로 다니기로 했지만,
난 텐트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여름엔 [돔 텐트 + 타프] 조합이 좋다는 걸 알게 되어 일단 적당한 돔 텐트 구입.


그랬더니 여동생이 타프랑 의자를 샀다며 연락이 왔다. 우리는 서로 한참을 웃었다. 일단 가볍게 시작이나 해보기로 하고는, 각자 틈나는 대로 캠핑용품을 검색 및 구입하고 있었다.
그 후에도 우리는 각자 캠핑용품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추가로 필요한 것들을 사기 시작했다.
기존의 피크닉 테이블은 작다는 판단에 최대한 큰 롤 테이블을 사고,
아이랑 같이 자는데, 잠자리가 불편하면 안 되겠다 싶어 자충 매트와 에어펌프 구입.

여동생은 나름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중이라 스테인리스 식기 세트 구입,
아침에 커피는 내려 마셔야 하므로, 캠핑용 전기포트 구입.

여름 캠핑엔 1인1선풍기 필수라길래 무선으로 3대 구입. 그렇게 얼떨결에 준비하여 시작한 첫 캠핑은 완벽했다. 여름 캠핑은 덥고, 습해서 완전히 지옥이라는 후기와는 다르게, 선풍기로 충분히 시원했고 습하지도 않았고, 텐트 안에 결로도 맺히지 않았다. 날씨 운이 좋았던 덕분이겠지만.

캠핑이 아니라 휴식하러 온 것 같다면서 좋아하는 아이를 보니, 하길 잘했다.

 

지난 7월 말쯤 시작한 첫 캠핑, 처음 쳤던 타프의 텐션이 없지만 여름의 땡볕을 피하기엔 충분했다.



캠핑을 시작하길 잘하긴 했는데, 캠핑을 한번 할 때마다 사야 할 장비들이 늘어난다.

릴선도 사야 하고, 화로대, 이소 가스.. 사야 할 것이 자꾸만 늘어난다.
미니멀을 지양하려는데, 캠핑을 직접 하고 보니 쉬운 일이 아니다.

돔 텐트를 사고 보니, 추운 날엔 쉘터(거실 텐트)가 필요할 것 같고?